이전에 오케스트라 예약했었다고 했는데요. 벌써 시간이 흘러서 오늘 보고 왔습니다.
제 닉네임은 동방에서 비롯된건 아니지만, 꾸준하게 제가 악기를 좋아하고 연주하고 음악을 듣고 하는건 동방 덕분이라고 해야겠죠.
중1 때부터 알게됐던 서브컬처였고, 지금까지도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여전히 살아있다는게 너무 고마워요.
봉래제도 계속 개최되고 점점 커지는거보면, 그래도 예전만큼은 아니어도 어느정도 규모있는 행사가 될 거라는 생각에 더 좋기도 합니다.
굿즈 구매한거와 프로그램 구성은 추후 다시 수정할게요. 지금은 당장 사라질지 모르는 느낌만 쓰려고 부리나케 포스팅하는거라서.
우선 오케스트라 공연 자체는 성공한거같습니다.
홍마향과 요요몽을 테마로 해서 1부, 2부 나눠 진행했는데요.
정말 좋았다라는 느낌을 어떻게 잘 설명해보려 해도 잘 안되네요.
사실 동방프로젝트 곡을 처음 접했을 때가 중학생 때죠. 당시에는 그냥 이러한 느낌의 곡을 처음 듣기도 했었고 다른 음악도 많이 접해보지 않았었기 때문에 어느 점에서 내가 좋아했고 하는 주관이 없었어요.
어레인지도 사실 그러한 느낌으로 계속 들었던 거구요. 이후에도 원곡이라던가 어레인지 곡을 찾아서 연주할 때 그런 느낌을 가지고 했었겠죠.
지금도 여전히 동방 곡을 듣고 있지만 오케스트라로 들었을 때는 여태 제가 동방 곡을 접해왔던 느낌과는 사뭇 달랐습니다.
특히, 뒤 스크린에서 홍마향 저택을 지나가고, 레밀리아가 앉아 있을 작은 원형 테이블과 의자, 길게 늘어선 창문들과 달빛으로 지어지는 그림자.
그런 시각적인 것들이 함께 덧붙여지니 들려오는 음악이 달랐습니다.
게임할 때는 탄막 피하느라 단순히 좋은 음악이네- 하고 흘려보냈었고, 어레인지를 들을 때도, 원곡을 들을 때도 그냥 좋다- 라는 감정밖에 없었는데요. 스크린에서 흘러가는 장면들이 음악과 맞물려지면서 테마곡으로써 정말 잘 들어맞고 어울렸다는 걸 이제 알게 되네요.
마치 제가 환상향에 들어가서 홍마관을 거닐고, 계단을 올라가 백옥루에서 벚꽃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정말 그러한 장면들이 머릿속에서 흘러갈 때, 아 이 곡만큼 다른 곡이 어울릴 수는 없겠구나 하는 느낌에 미소가 나왔습니다.
공연은 총 2시간으로 알차게 들었습니다. 예전에 현악 위주의 오케스트라와 피아노 협주, 크로스오버 등에 공연들을 많이 접했었지만 관악기 구성이 들어온건 처음이었는데요. 그 웅장함은 다른 악기에서 얻을 수 없는 것이었네요.
그리고 특별 편성으로 가야금, 아코디언, 클래식컬 기타 정말 좋았습니다. (하프시코드도 있었지만 피아노와 같이 하셨으니 일반 편성으로 생각할게요)
뭐 주저리주저리 떠든건 많았지만 그냥 "정말 좋았고, 내가 계속 파왔던 장르가 이렇게 보답해줬다는게 너무 고맙다"라는 생각입니다.
그리고 반딧불이하지 마시고 다리 아래로 숙여서 폰을 보세요. 늘 이런 공연에서 느끼는거지만, 아무리 밝기 낮춰도 옆에서는 그 흰 스크린이 거슬려요. 웹툰을 보거나 애니를 보거나 하실거면 그냥 밖에 나가주시는게 어떠신가요.
다음 봉래제, 오케스트라 전부 좋으니 정기적으로 개최했으면 좋겠습니다.
동방 forever
아티브 사운드, 플래직 전부 감사드립니다.
'Diary' 카테고리의 다른 글
벌써 올해 4분기가... (0) | 2024.10.18 |
---|---|
이사했습니다 (0) | 2024.10.03 |
SQLD 시험 보고 왔네여. (0) | 2024.08.24 |
하늘이 뚫린 줄... (0) | 2024.07.25 |
8.31 동방 오케스트라 콘서트 (2) | 2024.07.22 |